** 달팽이 **
달팽이
복효근
어찌나 빠른지
달나라에선 나를 팽이라 부르지
내가 느린 게 아니라
쓸데없이 당신이 빨라
** 달나라에서 달팽이가 팽이라 불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 이후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 속도를 기계 속도에 맞추고 있습니다.
경쟁사회가 일상이 된 후 이 세상은 사람들이 습득하는 과정, 생활하는 습관, 꿈꾸는 크기조차 모두 남과 비교하여 측정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시인은 인생의 속도란 남과 비교되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고 달팽이를 통해 말합니다.
남과 비교하는 인생 계획과 남과 비교하며 달려가는 생활 속도는 내가 주체되는 삶의 속도가 아니기 때문에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지구에서 달팽이 속도는 느림보이지만 달에서 달팽이의 속도는 팽이의 속도입니다.
달이나 지구나 달팽이가 가는 속도는 자신의 속도입니다.
다만 달에서는 남들이 천천히 가는 것이고 지구에서는 남들이 빨리 가는 것뿐이지 달팽이는 자신의 속도를 달리하지 않습니다.
달팽이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귀를 세우고 땅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서 자신의 속도로 길을 갑니다.
내 인생의 속도로 갈 때 결국 내가 발전하는 것입니다.
개그맨 이경규님이 인터뷰한 내용을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성공하려면 반복된 생활을 계속하면 된다. 돈에 대한 욕심, 인기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 다 버리고 ‘생활의 달인’처럼 살아가며 그게 성공인 거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하면 어느 순간‘내가 발전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생활의 달인처럼 내 인생의 속도로 내 삶을 계속하십니다.
반복되는 생활이 패턴이 되면 어느 순간 내 스스로 내가 발전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칼럼리스트 이승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