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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사랑은 순수한 마음 **

** 처음 사랑은 순수한 마음 **

요한계시록 2장 4절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어느 가을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의 가방을 열어 보니 책 대신 은행잎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너무 예뻐서 책은 다 꺼내 버리고 은행잎을 가득 담아 온 아이……. 어머니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는 요즘 유치원 가는 길에 동백나무 아래에서 오래 머뭅니다. 뚝뚝 떨어지는 꽃잎이 아까워서 가방 속 책을 다 꺼내고 동백 꽃잎을 주어담느라 바쁘거든요.

당신은 “책은 어디다 두고 꽃잎을 담아왔니?”라고 야단을 치는 어른인가요? 아니면 “네가 꽃을 그렇게 사랑하니 나도 참 기쁘다.”라고 머리를 쓸어주는 어른인가요?
하염없이 땅에 떨어지는 꽃잎을 가방에 가득 담아 온 아이의 마음. 아이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을 일깨워 주는 순수의 시인이며 무엇이 더 소중한 지 알려주는 삶의 철학자입니다.
( 송정림 작가의 [참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에 나오는 글입니다. )

*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어른인가를 생각합니다.
또한 나는 어떤 신앙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가방에 책 대신 은행잎과 동백 꽃잎을 가득 넣어올 수 있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이 곧 처음 사랑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덕분에 ‘내 마음에 아직 이런 순수한 마음, 처음 사랑이 남아있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을 가지고 살펴보니 마음을 살펴보니 순수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던 공간에 눈치가 들어 있습니다.
욕심이 들어 있습니다.
‘적당히’라는 타협이 들어 있습니다.
이익이라는 경제 논리가 들어 있습니다.
은행잎보다 책이 더 가치 있다는 철든 판단력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 사랑, 순수한 마음은 덧칠해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과 믿음의 영역에서 처음 사랑을 찾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있기는 한 지 의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이미 내 마음과 신앙은 계산적으로 변했고, 욕심이 먼저 가는 모습입니다.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라는 주님의 책망이 들려옵니다.
회개하는 마음으로 한 주간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칼럼리스트 이승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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