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의 신작 “아이들의 집“은 공동 육아가 현실이 된 근미래 사회에서 벌어진 아동 학대와 돌봄의 책임을 중심으로 한 SF 스릴러이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의 시각에서 보면 더욱 의미 깊은 작품이다.
주인공 무정형은 공공임대 주택에서 벌어진 의문의 아동 사망 사건을 조사하며, 아이들의 집에서 일하는 양육 교사 정사각형과 협력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아이에게 언제나 갈 곳이 있는 사회, 언제나 지낼 집이 있고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 주고 돌봐 주는 존재들이 있는 사회를 상상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집필 의도가 녹아 있다. 이는 지역아동센터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맞닿아 있으며,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에게 돌봄이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소설 속에서는 학대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양육자가 자기가 당한 게 학대라는 걸 모른다고. 그게 문제라니까. 그래서 아이는 원래 이런 식으로 훈육하는 거라고 믿고 똑같은 짓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 거야.”라는 대사는 학대가 대물림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보호와 돌봄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또한,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엄마는 아프고 밥 챙겨 주는 사람도 없이 애가 혼자 길거리 헤매고 다니는 것보다 잘사는 나라에서 부잣집에 입양돼서 잘 먹고 잘 지내는 쪽이 애한테도 좋지 않냐고 그 모임 직원이 그러더라.”라는 문장은 아동 보호의 명목 아래 이루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이 작품은 아이들의 심리와 성장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고, 학대 예방과 돌봄의 역할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귀감이 되는 소설이다. 아이들의 집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돌봄의 역할을 강조하며,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을 점검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을 통해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보호와 애정을 베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