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5장 12-14절
12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14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1912년 4월 15일, 대서양을 건너던 배가 빙산에 충돌해 모두 1,5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있었습니다.
바로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입니다.
많은 이들은 타이타닉호의 침몰 사고는 인간의 교만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그 사고가 얼마나 큰 재앙이었는지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한때 이 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의 한 장면이 여러 모양으로 카피되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비극적인 사고이었지만 그 사고 안에는 놀라운 기적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실천하는 영웅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당시, 아수라장으로 변해가는 배에서 끝까지 음악을 연주한 악단이 있었습니다.
바로 월러스 하틀리와 그가 이끄는 일곱 명의 연주자이었습니다.
이들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간판에 끝까지 남아 배가 빙산에 충돌한 뒤 가라앉기까지 세 시간 동안 연주를 계속했습니다.
그들이 마지막 연주한 곡이 < 가을 Autumn >이라는 증언도 있지만 다수는 <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이라는 찬송가이었다고 전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승객들의 동요를 줄이기 위해 악기를 놓지 않았던 바이올리니스트의 시신은 바이올린이 몸에 묶여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연주자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하게 연주를 계속했고, 그래서 결국 바이올리니스트의 시신이 바이올린에 묶인 채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이 마지막을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이 악단의 이름은 2010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주관해서 출판하는 인명사전에 등재되었습니다.
사전에 이들의 이름을 올린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음악인들의 용감하고 자비로운 행동은, 재난 속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존엄성과 영웅적 자질을 보여준 상징이 됐다.”
저는 사전에 등재된 이유를 다시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 음악인들의 용감하고 자비로운 행동은, 재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웃사랑을 몸소 보여주었다. 친구를 위해, 이웃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사랑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월러스 하틀리와 일곱 명의 연주자는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몸소 실천한 우리의 친구이요, 이웃의 친구입니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줌으로 예수님의 친구라 불리게 된 우리들의 영웅이며 순교자입니다.
칼럼리스트 이승정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