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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길 **

** 봄길 **

요한복음 14장 6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우리를 둘러싼 고통 속에서 모든 것이 멈춘다면 얼마나 까마득할까요?
우리의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면, 치유되지 않는다면 절망 그 자체일 것입니다.
시인은 절망이 있는 현실 속에서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시인은 오직 자기만 생각하는 경쟁사회에서도 사랑으로 남은 사람을 봅니다.
그리고 겨울의 장막을 헤치고 그가 걸어가는 것도 봅니다.
그는 겨울을 지나 봄길을 걸어갑니다.
멈추지 않고 봄길을 걸어가며 스스로 길이 됩니다.
절망의 자리에서도 길을 만들어 갑니다.
부정적인 감정만 가득한 자리에서도 사랑의 씨앗을 품어 싹을 냅니다.

봄길을 만들어 걸어가는 사람을 아십니까?
사랑이 되어 봄길을 만드는 사람이 곁에 있습니까?
저에게는 있습니다.
분명하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 시를 읽는 동안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이 떠올랐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죽음의 길, 십자가의 길에 멈추지 않고 죽임과 죽음 넘어 스스로 생명과 사랑의 길인 부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끝이라고 여기는 자리에서 길을 만들고 사랑으로 초청합니다.

길은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데나 있지는 않습니다.
특히 생명의 길, 사랑의 길은 나의 마음이 열려야 보입니다.
나의 고백과 함께 몸이 따라 주어야 부활의 봄길을 가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될 때 우리는 부활이라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힘든 상황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고통은 피해 가지 않습니다.
다만 부정적인 상황을 홀로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외로움으로 인해 자책하면서 자신을 망가트립니다.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절망적인 상황은 더욱더 아닙니다.
세상 끝날까지 주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 끝이라 여겨지면 스스로에게 말해주십시오.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말해주기 바랍니다.
‘괜찮아.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이 내게 부활의 봄길을 내어주실 거야.’

부활의 봄길, 진리의 봄길, 생명의 봄길을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부활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승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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