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나는 가끔 후회한다.’라는 시어로 시작하는 것이 내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지 못해 아름다운 꽃봉오리들이 피어나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실패’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자책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나에게 시인은 책망보다 위로를 전합니다.
아름다운 꽃봉오리는 내 자신이라고.
살아가는 순간순간은 꽃봉오리인 나를 키우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나를 위로합니다.
아직도 내게는 꽃피울 수 있는 꽃봉오리가 수도 없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열심을 다하면 피어날 꽃봉오리가 아직도 수없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수없이 남아 있으니 지금부터 내 자신을 열심히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나의 꽃봉우리로 피어날 것이니 더 열심히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그 때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후회하거나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열심히 사랑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시인은 위로와 희망을 전합니다.
그래서 이 시는 희망의 시입니다.
의지의 시입니다.
시를 읽은 동안 마음이 환해집니다.
마음이 단단해지고, 마음속에 희망이 차오릅니다.
이 마음으로 오늘은 꽃봉오리 하나 꽃피워볼까 합니다.
늦은 나이이지만 이새의 뿌리를 생각하며 멋진 꽃봉오리 하나 키워보겠습니다.
그리고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아직도 내게는 피어나지 않는 수많은 꽃봉오리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꽃봉우리가 피어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사랑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겠습니다.
-이승정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