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여름방학 기간 중 초등학생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동네 초등 방학 돌봄터’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내 돌봄 체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사업은 유휴 어린이집을 활용해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에게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포항시 밤비니어린이집, 구미시 무지개어린이집, 예천군 아이원어린이집 등 3곳이 시범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사업은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참여 아동에게는 식사와 간식, 독서 및 놀이 중심의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 초등학생을 전담할 돌봄 교사도 별도로 배치되어 발달 단계에 맞는 돌봄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어린이집 운영 방식과 차별화된다.
이번 시범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액 경상북도 도비로 지원되며, 어린이집 한 곳당 약 520만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세부적으로는 아동 1인당 보육료 20만 원, 돌봄 교사 인건비 450만 원, 운영비 50만 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출석일수에 따라 정산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측에서는 이번 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이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으로, 어린이집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돌봄 기능의 중복과 예산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어린이집은 영유아 중심의 보육 기관이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정서적·사회적 발달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초등학생 돌봄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 정서적 지지와 사회성 함양, 자기주도적 학습 지원이 필요한데, 어린이집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며, 돌봄의 질적 수준과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상북도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유휴 보육 자원을 지역 돌봄 인프라로 전환하고, 저출생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돌봄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기존 돌봄 기관과의 역할 조정, 예산 배분, 서비스 질 관리 등 다양한 과제가 남아 있어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면밀한 평가와 조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