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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어느 날 **
5월 어느 날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5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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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는 마음을 책갈피에 추억으로 곱게 접어두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끔 한 번씩 꺼내보고 싶어서 책갈피에 접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나면 꺼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곱게 접어두었습니다.
세월이 더 지나자 ‘네 이름 석 자’는 바람에 흩어져 희미해졌는데
따스한 오월 햇살과 함께 찾아온 그리움은 ‘산딸나무 꽃으로 하얗게 내려앉아’ 피어나고 있습니다.
추억으로 접힌 마음에 산딸나무가 살짝 말을 건냅니다.
‘사랑의 깊이는 헤어진 이후 쌓이는 그리움으로 잴 수 있다.’
살아 있어 좋습니다.
산딸나무가 피어낸 하얀 그리움으로 오늘은 가슴이 뜁니다.
눈부신 5월의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좋아집니다.
되살아난 그리움처럼 모든 일이 5월의 햇살처럼 화사하게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눈부신 이름 석 자를 추억의 책갈피에서 꺼내 화사한 오월의 햇살 아래 살펴보고 다시 접어 보관하는 오늘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