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1일 전라남도 도청앞에서 전남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일동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호봉제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전국적으로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호봉제 실현을 위한 현장의 외침은 열기가 넘치는 상황이었다.
현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는 전국 17개 시도중 서울을 비롯한 12개 지자체에서 시행을 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아동복지 최일선에서 수고하는 종사자의 수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적절한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 이상 처우에 관한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전남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일동은 한목소리로 호봉제 실현을 촉구하였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이다.
전라남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개선 및 호봉제 실현 촉구
오늘 우리는 전남 374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847명의 마음을 모아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금도 아동 돌봄의 최일선에서 땀 흘리고 있을 종사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법 제50조에 따라 설치·신고 된 대표적인 방과 후 아동 돌봄 복지기관(시설)으로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 교육 및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하여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78이며 이는 2015년 이후 꾸준히 하락한 수치입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아동 돌봄 및 양육에 대한 불안이라는 것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아동 돌봄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영역이 아닙니다. 아동을 안전하게 돌보고, 건강하게 양육하여 우리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로 키워내는 일은 사회적 책임이며 공적 영역입니다.
지역아동센터는 민간에서 시작했지만, 2004년 법제화 된 이후로 마을의 아이들을 키우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벤치마킹한 돌봄 시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지역아동센터만큼 깊이 있고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한 우리의 복지 서비스이며,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돌봄시설이라고 자부합니다.
2020년 우리사회를 뒤흔든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면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과 중요성이 입증 되었습니다. 학교와 공공복지기관이 모두 문을 닫을 때 ‘긴급돌봄’을 실시하며 학교를 대신하여 온라인 수업 참여를 체크하고, 도시락과 대체식을 집집마다 전달하며, 혹시 식사를 거르는 아이는 없는지, 집에 혼자 방치 된 아이들은 없는지 구석구석 찾아다녔습니다.
학교가 휴교할 때,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라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다만 종사자들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 공포를 이겨내고, 아동돌봄에 공백이 없도록 묵묵히 역할을 다했던 것입니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오늘도 여전히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을 키워내는 현장에서 노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합니다. 법제화 되었음에도 그동안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받아 왔으며, 10년, 15년을 근무해도 호봉은커녕 여전히 최저임금을 겨우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2022년과 2023년을 기점으로 전국 17개의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충남, 강원, 대전, 경기, 충북, 전북, 경북, 제주 등 12개 지자체는 예산을 편성하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에게도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추세입니다. 전라남도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를 봉제를 끊임없이 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요구를 묵살해 왔습니다. 최근까지도 담당부서는 ‘고려’하고 ‘검토’하고 있다고만 할 뿐,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떠한 이유로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사명감과 희생만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일 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추진을 논하는 시대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동일한 자격을 갖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만 10년을 넘게 일해도 최저임금이라면 누가 지역아동센터 현장에 남아 아이들을 돌보려 하겠습니까? 처우가 낮은 종사자들의 이직이 잦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면, 아이들 또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종사자들의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입니다.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곧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보건복지부도 종사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전문성을 높이며, 사회복지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호봉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전남의 다른 소규모 사회복지시설들은 이미 호봉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남의 지역아동센터만 아직도 호봉제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전남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인건비 지급 기준을 전국 평균 수준 이상의 호봉제로 전환하여 종사자들의 처우개선 및 복지서비스 수준 향상을 촉구합니다.
전남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호봉제”를 절실히 원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근무환경에서 아동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를 원합니다. 이에 전남도의 책임 있는 답변과 적극적인 행정으로 현장의 요구에 응답하기를 촉구합니다.
전남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대한 호봉제 실시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2023년 07월 11일
전라남도지역아동센터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