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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네 **

** 그네 **
정호승너도 그네를 타보면 알 거야
사랑을 위해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그동안 네가 수평을 유지해 본 적이 없어
한없이 슬펐다는 것을

오늘은 빈 그네를 힘껏 밀어 보아라
그네가 결국 중심을 잡고
고요히 수평의 자세를 갖추지 않느냐
너도 너의 가난한 사랑을 위해
수평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 진실해라

너는 한때 좌우로 혹은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으면 그네가 아니라고
더 높이 떠올라 산을 넘어가야 한다고
마치 손이라도 놓을 듯 그네를 탔으나
결국 그네는 내려와 수평의 자세를 잡지 않더냐

사랑한다는 것은 늘 그네를 타는 일이므로
부디 그네에서 뛰어내리지는 마라
수평인 그대로 고요해라

** 생각해 보고 생각해 보아도 ‘흔들릴 때 그네인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더 높이 오르고 싶은 마음, 더 높이 올라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은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그네이니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에게 다가가고 싶어 내 마음은 그네가 됩니다.
그대를 더 보고 싶어서 그네가 됩니다.
그대에게 나를 잘 보이고 싶어서 높이 오르는 그네가 되려 합니다.

그러나 그네는 수평을 유지해야 옆에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출 수 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같은 높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그네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랑이 아니라
눈이 마주쳐 느끼고 알게 되는 사랑을 위해서 수평을 유지해야 합니다.
움직이는 마음을 붙잡아 수평을 유지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한 사람,
사랑하는 내 인생을 위해서는
그네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균형을 맞추고 수평을 유지하며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네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지긋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사랑할 때에는,
또 인생 살아갈 때에는 수평을 유지하는 그네가 되어보라고 살짝 권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사랑뿐만이 아니라 삶도 균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가가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앞으로 나가면 그네의 반동처럼 그만큼 뒤로 도망쳐 잡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불안이라는 줄에 매달려 생각과 생활이 시계추처럼 흔들리며 살게 됩니다.
평안한 마음을 위해서,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마음이 전해지는 사랑을 위해서는 마음과 욕심을 수평으로 유지하는 균형이라는 사랑의 행위가 필요합니다.

수평을 유지하고, 균형감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이승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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