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ck1
clock
아동복지기관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 일반
  최신뉴스

** 내 곁에 있는 천사 **

** 내 곁에 있는 천사 **

히브리서 13장 2절
“나그네 대접하기를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어떤 이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대접하였습니다(새번역 성경)”

그날 방송국에 갔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온 힘을 기울여 작업하던 드라마가 제작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입니다. 그 드라마가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그 희망마저 스러져 버렸습니다. 다들 나를 주저앉히고 거들떠보지도 않는구나 싶어서 한없이 슬펐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데 그날따라 꽃들은 왜 그리 곱던지……. 울고만 싶었습니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니 단지 안에 늘어선 봄나무들에게 꽃향기가 어질어질 풍겨 왔습니다. 벚꽃이 흩날리고 목련의 흰 살결을 드러내고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단지를 걸어 들어오는데 마음이 더욱 깊은 우물 안에 갇힌 것처럼 어두웠습니다. 꽃들의 자태가 나를 더욱 위축시켜서 고개를 푹 떨구고 걸었습니다.

그때 아파트 도로 앞에 백발의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허리가 굽고 지팡이를 짚고 계신 할머니는 여든이 훌쩍 넘어 보였습니다. 할머니가 멀리서 걸어오는 저를 계속 쳐다보시더니 말을 건넸습니다.
“안녕하시우?”
십 년 넘게 살았지만 동네에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댁이 꽃보다 훨씬 곱수.”

할머니의 그 말이 어두운 마음에 등불을 탁 켜주었습니다.
꽃들의 자태에 눌려 내 모습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는데, 하는 일마다 꼬여서 심사마저 뒤틀린 자신이 미웠는데…… 그런데 꽃보다 더 곱다니…… 갑자기 신분 상승을 해 여왕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마음에 환하게 켜진 등불이 가동되면서 거짓말처럼 힘이 솟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말을 들어서 당황한 나는 쑥스럽게 웃고는 그냥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 후로는 그 할머니를 뵐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혹시 천사가 아니었을까. 우울한 마음에 위로를 전해주려고 신이 잠시 내려보낸 천사가 아니었을까?
(송정림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中에서)

* 주님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의 은혜를 전해주십니다.하나님의 은혜를 가지고 온 천사는 지나가는 손님을 가장하여, 나그네를 가장하여 내 곁에 찾아옵니다.
이런 주님의 사랑을 히브리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어떤 이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대접하였습니다.”

이승정 목사 칼럼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