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 **
봄비
김수복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라고
밤새도록 다그치며 말했습니다.
한번 죽는 목숨이지만
모든 죽어가는 것들 살리겠다고
나를 바라보라고
나를 한번만이라도 똑바로 쳐다보라고
** ‘단 한번만이라도 똑바로 쳐다 본적이 있느냐’는 시인의 질문에 가슴이 꿍꿍거립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너의 인생을 똑바로 쳐다 본적이 있느냐’라는 파도로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이웃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고, 이 땅을 살리겠다고 외치고, 말하고, 이론을 이야기할 때 생명의 근원을 똑바로 쳐다 본적이 있느냐는 화두이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라고 밤새도록 다그치는 양심의 소리를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했던 지난 시간의 부끄러움에 더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욕심의 무게가 커서 고개를 들지 못했고, 성공이라는 욕망이 너무 커서 고개를 돌리게 했고, 소유욕에 눈이 멀어 눈을 들어 바라보지 않았던 시간들이 생각나 또다시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생진 시인은 <왜 이렇게 망가지나요>라는 시에서 ‘마음이 망가진 모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절도 많고 / 교회도 많고 / 학교도 많고 / 병원도 많은데 / 왜 이렇게 망가지나요 // 사막에 나무 심어 산 만들고 / 바다에 시추하여 섬 만들고 / 하늘에 우주선 띄우며 / 감탄하는데 // 사기치고 / 도둑질 하고 / 죽이고 죽는 칼부림 / 왜 이렇게 마음이 망가지나요 //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더니 마음이 망가졌고, 망가진 마음에는 부끄러움으로 가득찼습니다.
가장 부끄러운 사실은
주님을 똑바로 쳐다 보았는 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똑바로 쳐다 봐야 구원의 길이 열리고 영생이라는 생명에 움이 틀 것인데 주님과 마주했던 기억이 희미하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을 똑바로 쳐다보고 살아가면 생명의 길을 가게 되는데 주님은 바라보지 않고 오직 욕심만 따라가고 있으니 내 인생이 이렇게 삐뚤삐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그저 부끄럽습니다.
‘똑바로 쳐다보라’는 시어에서 원망하는 백성들을 살리고자 놋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고 ‘쳐다보라’고 외친 모세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생명을 십자가에 내어주시며 ‘다 이루었다’ 말씀하신 주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이번에는 사도 바울의 강한 권면이 시어 속에서 들립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예수를 바라보자.’
예수님을 바라보면 나의 믿음이 온전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바라보면 나의 인생이 온전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나의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어 가시는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회개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주님을 똑바로 쳐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가야 되겠습니다.
이승정 칼럼